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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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 정이현

어릴 때부터 엄마가 내게 열심히 한국어를 가르쳐온 이유는, 모국과 모국어에 대한 깊은 애정의 발로 따위와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엄마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완전히 이해하는 타인, 모국어의 청취자를 간절히 원했을 뿐이다. 나는 가끔 엄마가 딸의 몸무게가 아닌 영혼의 무게에도 관심이 있는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