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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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 정이현

어떤 아이도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잠시 한눈을 팔아도 세상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단죄가 또 유예되었다는 사실에 나는 안도하고 절망했다. 극적인 파국이 닥치면, 속죄와 구원도 머지않을텐데. 또다시 살아가기 위하여 나는 바다 쪽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